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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여기 성탄 구유에 한 아기가 누워있습니다. 잠시만 돌보지 않아도 숨이 끊어질 것 같은 갓난아기가 이 추운 겨울 우리 겨레의 역사 속에 들어와 쌔근쌔근 숨 쉬고 있습니다. 올겨울엔 어쩐지 못 오실 것 같았는데, 이렇게 어김없이 오셔서 구유에 누워계시니 기쁨 이런 듯 오히려 감사의 눈물이 앞섭니다.

올 한 해는 유난히도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당장 전쟁이라도 벌어질 것 같은 날들도 있었고 온갖 싸움과 갈등 속에 먹고 사는 어려움까지 겹쳐 온 국민이 힘들었습니다. 아직 절망할 단계는 아니라는 가느다란 희망으로 이 차가운 겨울의 끝자락에 숨을 고르며 감사의 기도를 올립니다.

하지만 구유에 계신 아기예수님께 눈물로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되는 더 큰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들 마음의 창고 속에 켜켜이 쌓인 거짓과 위선, 미움과 분노라는 ‘핵탄두’가 조절 불가능한 모습으로 무섭게 일렁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기예수님의 성탄을 예언했던 저 구약의 시인詩人 이사야의 말씀이 2700년을 관통하며 오늘 죄스런 우리에게 희망과 위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어둠 속을 걷던 백성이 큰 빛을 봅니다.
암흑의 땅에 사는 이들에게 빛이 비칩니다…
땅을 흔들며 저벅거리던 군화도 피 속에 뒹군 군복도…
우리에게 한 아기가 태어났고 우리에게 한 아들이 주어졌습니다.
그의 이름은… 평화의 군왕이라 불릴 것입니다.”(9,1-5)
한주먹감도 안 되는 저 갓난쟁이가 우리에게 어찌하여 평화를 안겨줄 임금이 될 것인지… 그것은 다만 오랜 절망 속에서도 하느님 말씀을 받아 익힌 예언자만이 가질 수 있었던 희망의 언어였으니 그의 정신을 이어받은 고통의 시인 제2이사야의 입을 통해 밝혀진 대로 이 아이가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53,4)
그가 동포들의 죄를 뒤집어쓰고 처형되었기에
“그가 찔린 것은 우리의 악행 때문이고 그가 으스러진 것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53,5)고.
그렇게 평화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예수아기의 운명은 그렇게 참 얄궂습니다. 태어나실 때부터 이 세상사람 속에는 어미의 몸 풀 자리조차 없어 짐승의 먹이통이 누울 자리가 되었고, 포대기에 싸인 채 쫓기는 몸으로 시작하여 십자가에 처형되기까지 권력자들의 눈 밖에 나, 이 세상 안에서는 ‘머리 둘 곳조차 없이’(마태 8,20) 사셨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분은 오히려 이 세상에 머리 둘 곳 없는 자들 곧 가난한 사람 배고픈 사람 슬퍼하는 사람이 자신들의 눈길을 맡길 수 있고 찾아가 위로받을 수 있는 하느님 자비의 따뜻한 품이 되셨습니다.

이러한 예수의 삶과 죽음과 부활을 목격하고 체험한 사도들은 모두 입을 모아 예수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고 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 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다.”(요한 3,16)
“그리스도 예수는 하느님과 본질이 같은 분이셨지만…
오히려 당신 것을 모두 버리시고 종의 신분을 취하셔서
우리와 꼭 같은 인간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인간의 모습으로…  자신을 낮추셔서…
십자가에 달려서 죽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6-8)
구유에 계신 예수아기를 바라보며, 내 아기라면 저런 길을 걷게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성모께서는 아드님 십자가 그 곁에 서 계셨습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아드님 십자가의 그 고통을 끝내 함께하셨습니다.
- 어머니는 부끄럽지 않습니다.
- 누가 뭐라 해도 창피하지 않습니다.
- 어머니이기 때문입니다.
- 사도들도 부끄러워하지 않았습니다.
- 오히려 담대히 복음을 전했습니다.
- 부활하신 예수의 ‘영’(Spritus 靈)이 그들을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교구 신부님들께서도 떳떳하고 기쁘게 살아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혹 다른 교구 신부들의 멋진 사제관이나 용돈 사정이 결코 우리를 우울하지 않게 하기를 주교의 손금(M자 손금입니다 money 많이)을 걸고 보증하고 싶습니다.

수녀님들, 수사님들이 흔들림 없이 사시기를 빕니다. 주님의 영이 함께 계시니 가난해도 빵긋빵긋하소서.

우리 교우들께서도 기쁘게 사시기를 빕니다. 위로는 하느님께서 지켜주실 것이고 아래에는 저희들이 엎드려 있으니 힘들 때 우리들을 밟고 일어서십시오. 우리는 밟힐 때 비로소 예수님의 제자임을 알게 되는 ‘십자가의 역설’ 속에 사는 사제들이기 때문입니다.

                                                          축하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2017년 성탄 대축일을 맞이하면서
                                                           교구장 배기현 콘스탄틴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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